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 후로 개콘을 볼 때면 씁쓸한 기분이 든다. 나일출 뒤에 청와대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뱃지에 M.B라는 두 글자를 새기고 정장을 입고 서있는 개그맨. 그 전까지 '봉숭아학당'에서 추성훈 캐릭터를 연기하던 안윤상이다.
개그맨 안윤상, MB 패러디 TV 첫 시도
첫 방송 편집 이후 스포츠칸은 편집에 대한 의혹 없이 'MB패러디를 TV에서 처음 시도한다'는 점을 이슈화시켰고 기사 말미에는 '한편 MB를 패러디한 KBS2 ‘개콘-봉숭아 학당’은 3월1일 방송된다.'라고까지 썼지만 이날 녹화분 역시 편집됐다.
‘MB 패러디‘ 안윤상 개콘서 불방 퇴출 왜?
결국 안윤상은 2주 연속 편집당했고, 기사에서 보다시피 다른 캐릭터로 대체됐다. 시청자들의 의문에 대한 제작진의 답변은 너무나 클리셰하다. “안윤상의 개그 내용이 재미가 떨어져 편집한 것일 뿐”
그래, 그렇다 치자.
개그맨 안윤상, MB 패러디 TV 첫 시도
첫 방송 편집 이후 스포츠칸은 편집에 대한 의혹 없이 'MB패러디를 TV에서 처음 시도한다'는 점을 이슈화시켰고 기사 말미에는 '한편 MB를 패러디한 KBS2 ‘개콘-봉숭아 학당’은 3월1일 방송된다.'라고까지 썼지만 이날 녹화분 역시 편집됐다.
‘MB 패러디‘ 안윤상 개콘서 불방 퇴출 왜?
결국 안윤상은 2주 연속 편집당했고, 기사에서 보다시피 다른 캐릭터로 대체됐다. 시청자들의 의문에 대한 제작진의 답변은 너무나 클리셰하다. “안윤상의 개그 내용이 재미가 떨어져 편집한 것일 뿐”
그래, 그렇다 치자.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이다. 윤보선과 최규하의 성대모사가 극히 적은 이유는 아마도 그들의 재임기간 때문일 것이다. 이승만이나 박정희의 성대모사는 나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에게 잘 통하지 않는다.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학습된 대상으로서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전두환 재임 기간에 태어난 세대다. 일반화시키지 않고 오직 나의 경우만을 비추어 볼 때, TV에서 대통령 성대모사를 보고 웃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도가 생각난다.
제작진의 말을 다시 생각해본다. 맞다. 안윤상의 개그 내용이 재미가 없었다. 안윤상의 MB캐릭터는 방송되지도 않았고, 나는 녹화장에 있지도 않았지만 재미가 없었던 것이 틀림없다. 안윤상의 개그 내용이란 이명박의 성대모사로 '시사적인 문제를 자연스럽게 건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 MB는 재미없다.
그 이름도 찬란한 '미디어법'을 추진하는 이번 정부가, '돌발영상'의 웃음코드를 이해 못하는 이번 정부가, MB가 본받고자 하는 박정희가 쿠테타를 일으키면서 '접수'한 곳이 방송국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이번 정부가, 정치적 압력 따위를 넣었을 리가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간단하게 말해, MB가 재미없었던 것이다.
정치적 압력이 있었건 없었건, MB가 즐거움을 주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정말 무섭지 않은가?
페일린은 웃겨도 MB는 안 웃긴다.
제작진의 말을 다시 생각해본다. 맞다. 안윤상의 개그 내용이 재미가 없었다. 안윤상의 MB캐릭터는 방송되지도 않았고, 나는 녹화장에 있지도 않았지만 재미가 없었던 것이 틀림없다. 안윤상의 개그 내용이란 이명박의 성대모사로 '시사적인 문제를 자연스럽게 건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 MB는 재미없다.
그 이름도 찬란한 '미디어법'을 추진하는 이번 정부가, '돌발영상'의 웃음코드를 이해 못하는 이번 정부가, MB가 본받고자 하는 박정희가 쿠테타를 일으키면서 '접수'한 곳이 방송국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이번 정부가, 정치적 압력 따위를 넣었을 리가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간단하게 말해, MB가 재미없었던 것이다.
정치적 압력이 있었건 없었건, MB가 즐거움을 주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정말 무섭지 않은가?
페일린은 웃겨도 MB는 안 웃긴다.
2.
'안윤상의 MB 편집'보다 더 오래된 일이지만 이제는 없어진 코너 '도움상회'에서, 이제는 공중파TV에서 씨가 말랐다고 할 수 있는 정치풍자를 한 적이 있었다. 나도 방송을 보았지만 반응이 썩 나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후 어느 포털에 소개된 개콘 도움상회 욕먹는게 당연하다는 글을 읽고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민'들의 예리함에 살짝 놀랐다.
하지만 이상했다. 정말 욕먹는게 당연한가? 나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씨가 마른' 정치풍자를 일상적인 방식으로나마 다시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것이 비록 양비론에 머무는 수준일지라도(그러니까, 욕을 먹더라도), 개그 프로그램에서 '정치'를 환기시켰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는데 말이다. 게다가 하재근의 글을 찬찬히 살펴보니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하재근은 정치를 시민의 사회활동이라고 하면서 시민은 성인이며 성인의 의미는 정신적 성숙이라 한다. 그러면서 시민을 정의하기를 '공화국의 운영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지성과 책임감, 판단력을 갖춘 자'라고 했다. 이어서 (도움상회는 유아 수준인 상태로 정치풍자에 나섰다며) '이런 바닥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유아상태는 벗어났어야 했다'고 썼다. 정치풍자에 '자격'을 부여하는 하재근의 논리에 나는 심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조금 더 뒤에는 이런 말도 한다. '시민은 시비선악을 구분해야 한다. 구분할 수 없다면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라고 공교육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원칙적으론 시민으로서 참정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그런 무지의 상태에서 정치비판을 해서도 안된다.' 슬슬 이상하다 싶다. 더 뒤로 갔더니 내 눈에는 '오버'로밖에 안보이는 열변을 토해낸다.
"'도움상회'는 방송민영화 등을 추진하는 측의 편을 들며 그것에 물리적으로 저항하는 정치세력을 파렴치한으로 내몬 셈이다. 또 국가의 중차대한 사안으로 대립하는 것을 비웃으며 정치적 냉소를 부추겨 조국을 후진화하고 국민을 우민화했다. 정치적 범죄다. 모르고 그랬더라도 죄악이다."
....오, 마이, 갓.
하재근의 논리는 이렇다. 정치의 영역은 함부로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 그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이 풍자일 때도 마찬가지다. '철없는 대중문화인들'이 그 주체일 때는 특히 그러하다. 내가 볼 때 그는 '정치풍자'와 '정치비판'을 헷갈려하고 있는 듯하다. 둘의 뉘앙스는 엄연히 다른데 구분없이 섞어 쓰고 있다. 그의 글에서 볼 수 있는 '성숙한 정치비판(풍자일까?)'의 예는 단 하나다. 'DJ DOC는 예전에 노래 '삐걱삐걱'에서 유치원 수준의 정치비판을 했는데 이제는 콘서트에서 한나라당을 문제삼으며 MBC파업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하재근이 볼 때는 이게 '재미'있었나 보다. 게다가 DJ DOC의 콘서트와 KBS의 <개그콘서트>를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만 같아 어처구니가 없다. '콘서트'가 붙어서 같아 보였나? ''드림 오브 칠드런'이 성장할 때 개그맨은 뭐 했나'라니.
그의 표현대로 '국민을 우민화'하는 것은 '도움상회'가 아니라 '(수준 낮은 니들은) 정치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라'는 논리다. 정치를 '시민의 사회활동'이라 칭하면서, TV개그프로그램에서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그 어떤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그 논리. 이런 엄숙함이 바로 정치를 일상에서 배제시켜버린 것이다.
도움상회의 정치풍자는 확실히 구태의연한 면이 있었고, 80년대식 정치풍자를 2009년에 또 보고 앉아있어야 하는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지적도 나이스했다. 하지만 하재근의 글은 이 사실을 자기 구미에 맞게 제단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논리는 '할려면 제대로 해라' 같다.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제대로'가 어떤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작금의 상황에서, 정치풍자는 구태의연하다고 욕을 먹더라도 있는 게 낫다. 어떤 식으로든 계속 환기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상했다. 정말 욕먹는게 당연한가? 나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씨가 마른' 정치풍자를 일상적인 방식으로나마 다시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것이 비록 양비론에 머무는 수준일지라도(그러니까, 욕을 먹더라도), 개그 프로그램에서 '정치'를 환기시켰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는데 말이다. 게다가 하재근의 글을 찬찬히 살펴보니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하재근은 정치를 시민의 사회활동이라고 하면서 시민은 성인이며 성인의 의미는 정신적 성숙이라 한다. 그러면서 시민을 정의하기를 '공화국의 운영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지성과 책임감, 판단력을 갖춘 자'라고 했다. 이어서 (도움상회는 유아 수준인 상태로 정치풍자에 나섰다며) '이런 바닥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유아상태는 벗어났어야 했다'고 썼다. 정치풍자에 '자격'을 부여하는 하재근의 논리에 나는 심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조금 더 뒤에는 이런 말도 한다. '시민은 시비선악을 구분해야 한다. 구분할 수 없다면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라고 공교육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원칙적으론 시민으로서 참정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그런 무지의 상태에서 정치비판을 해서도 안된다.' 슬슬 이상하다 싶다. 더 뒤로 갔더니 내 눈에는 '오버'로밖에 안보이는 열변을 토해낸다.
"'도움상회'는 방송민영화 등을 추진하는 측의 편을 들며 그것에 물리적으로 저항하는 정치세력을 파렴치한으로 내몬 셈이다. 또 국가의 중차대한 사안으로 대립하는 것을 비웃으며 정치적 냉소를 부추겨 조국을 후진화하고 국민을 우민화했다. 정치적 범죄다. 모르고 그랬더라도 죄악이다."
....오, 마이, 갓.
하재근의 논리는 이렇다. 정치의 영역은 함부로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 그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이 풍자일 때도 마찬가지다. '철없는 대중문화인들'이 그 주체일 때는 특히 그러하다. 내가 볼 때 그는 '정치풍자'와 '정치비판'을 헷갈려하고 있는 듯하다. 둘의 뉘앙스는 엄연히 다른데 구분없이 섞어 쓰고 있다. 그의 글에서 볼 수 있는 '성숙한 정치비판(풍자일까?)'의 예는 단 하나다. 'DJ DOC는 예전에 노래 '삐걱삐걱'에서 유치원 수준의 정치비판을 했는데 이제는 콘서트에서 한나라당을 문제삼으며 MBC파업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하재근이 볼 때는 이게 '재미'있었나 보다. 게다가 DJ DOC의 콘서트와 KBS의 <개그콘서트>를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만 같아 어처구니가 없다. '콘서트'가 붙어서 같아 보였나? ''드림 오브 칠드런'이 성장할 때 개그맨은 뭐 했나'라니.
그의 표현대로 '국민을 우민화'하는 것은 '도움상회'가 아니라 '(수준 낮은 니들은) 정치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라'는 논리다. 정치를 '시민의 사회활동'이라 칭하면서, TV개그프로그램에서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그 어떤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그 논리. 이런 엄숙함이 바로 정치를 일상에서 배제시켜버린 것이다.
도움상회의 정치풍자는 확실히 구태의연한 면이 있었고, 80년대식 정치풍자를 2009년에 또 보고 앉아있어야 하는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지적도 나이스했다. 하지만 하재근의 글은 이 사실을 자기 구미에 맞게 제단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논리는 '할려면 제대로 해라' 같다.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제대로'가 어떤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작금의 상황에서, 정치풍자는 구태의연하다고 욕을 먹더라도 있는 게 낫다. 어떤 식으로든 계속 환기시켜야 한다.
3.
그런 생각도 해본다. 심현섭과 박준형이 있을 때는 개콘이 시사적인 문제를 건드리긴 했던 것 같은데... 하긴, 시절이 하 수상하니.(그래도 박준형이 옮겨간 MBC의 '개그야'는 여전히 시사적인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개콘에서 얼마전부터 새로 선보인 코너 '뿌레땅 뿌르국'이 그나마 가려운 곳을 겨우 긁어주고 있다. 워낙 목말라 있었던 탓일까? 정치풍자라고 하기엔 미약하지만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시원하기만 하다. '박대박'에서부터 눈여겨 보아온 박영진의 입담은 정말 걸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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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7 00:16 [ ADDR : EDIT/ DEL : REPLY ]음, 전 하재근이 누군지도 몰랐는데 블로그를 보니 '정치사회'와 '문화' 관련 칼럼이 가장 많더군요. 참...안타까웠습니다..-_- 도움상회 정치풍자는...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형과 같은 의견이 표출되기 위해서라도(그러니까 욕을 먹기 위해서라도) 안 하느니 하고 욕먹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개그맨들도 안이함에서 벗어나고, 사람들도 뭔가 '생각'을 할테니까요. 좀 더 점진적이고 너그러운(?) 시선이라고나 할까요? 이 지랄ㅋ -_- (그나저나 일부러 비밀댓글로 하신겁니까ㅋ)
2009/04/09 13:27 [ ADDR : EDIT/ DEL ]저와 같은 생각이시네요. 저도 그나마 뿌레땅뿌르끄인가 하는 (이름이 너무 어려움 ㅋ)
2009/04/20 23:11 [ ADDR : EDIT/ DEL : REPLY ]박영진씨가 나오는 코너를 보면서 그나마 풍자라도 있구나 하며 위안을 하는데
정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MB정권이후 오락, 예능프로에서는 예전만큼
정치나 정부에 대해서 비판까지는 안 바라더라도 사소한 성대묘사도 없는 그런 나라가 되었지요.
(그나마 배칠수씨 혼자 mb성대묘사를 라디오에서 하시던데 라디오라 파급효과는 별로..)
그나저나 도움상회가 욕을 먹는건 저도 좀 이해가 안되네요..마치 하재근씨 블로그를 들어가 보았는데
그는 마치 자신이 성숙한 시민인듯 나불거리시지만, 그는 전혀 개그프로에서 풍자의 한계등을 염두하지 않았고
하재근씨만이 아는 기준을 넘어야만 정치의 비판도 가능하다고 못을 박아버렸네요.
그의 블로그 정치관련 글들의 목록 보니 공감가는게 대부분이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자신은 성숙한 시민이고
우민들에게 깨우쳐주기 위한 글들을 쓰고 있는듯해 보여서 목록만 보고 닫아버렸습니다.
오랫만에 제 생각과 아주 일치한 블로그를 보니 흥분해서 너무 많이 나불거렸네요~
이인님의 좋은글 앞으로도 기대해 봅니다~ ^^
sbs 웃찾사 밀어붙혀 신문사도 그랬죠 정치는 아니지만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행태를 비꼬았죠,,,,긁 잘 읽었습니다. 개그는 개그지 심각하게 보지 말자쪽이지만 가끔은 걍 웃자고 하는 이야기도, 재미없는 사람은 안보면 그만인데 개그는 개그의 논리로 접근해야지, 이상한 논리로 접근하는 사람들 때문에 피곤해서 재밌는 프로가 다 없어지는 것 보면 정말 안타깝네요,
2009/04/23 19:25 [ ADDR : EDIT/ DEL : REPLY ]